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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China

중산도서관, 광저우도서관.. 투슈관!

Any_where 2025. 6. 22. 23:43

친구가 지난 생일에 보내준 '흐르는 강물처럼(셸리 리드)'을 읽으면서 간만에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과 위로를 느꼈다. 어릴 땐 이야기를 되게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성적과 취업, 내 미래..늘 뭔가에 쫓기는 불안감에 그런 갬성에 젖기 싫어서 일부러 갬성적인 것을 피했었다. 암튼 그 책 이후로 소설을 찾아 읽었는데 소설은 읽는 속도가 빠르니(읽기 쉬운 것만 고름 ^^;), 처음엔 중고서점을 가다가 그것도 돈이 아까워서 나중엔 도서관과 주민센터에 있던 작은도서관을 자주 이용했다.

 

광저우에 핀란드에서 쓰던 이북리더기를 가져왔는데, 책을 다운 받을 수가 없는 걸 깨달았다. 이북리더기엔 브이피엔을 이용할 수가 없나보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지만, 결국 그냥 랩탑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포기...근데 랩탑으로 보면 영 맛이 안 난다.

 

마침 동료 직원이 주말에 놀러 갈 만한 곳으로 베이징루를 소개해주면서, 중산도서관에도 한번 가보라고 했다.

중산도서관 입구

 

입구에서 풍겨오는 오래된 터줏대감 도서관 스멜. 서울의 정독도서관과 외관도 내부도 분위기가 비슷해서 반가웠다. 오래된 도서관에서 나는 차가운 공기와 습한 냄새. 오래된 곳인 만큼 입구에 들어서면서 한국 책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찾아보니 아쉽게도 생각보단 적지만 그래도 읽고 싶은 책들이 꽤 있었다.

 

소장도서들을 쭈욱 보는데 취향이 비슷 비슷한 게, 왠지 이 도서관을 자주 찾았던 누군가가 본인이 읽고 싶은 책들을 하나하나 신청했나,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특히  아마 이청준 소설을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이곳에 계실 수도 있지만) 과거에 광저우에 머물렀던 누군가가 신청했던 책을, 광저우에 새로 온 내가 빌려 읽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그 분의 취향을 공유받는 듯한 기분도 들고, 덕분에 이렇게 수고 없이 한국 책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낯선 도시에서 누군가의 흔적을 따라 책을 있는 게 소소한 재미가 되고 있다.

 

사실 이 날은 도서관이 어찌 생겼나 보려고 잠깐 들른 거지, 책을 빌릴 생각까진 없었는데,이 책 때문에 대출증(무려 보증금 500위안을 내고)을 만들었다. 부커상을 받은 책이라 해서 한국에서도 읽어보고 싶던 책인데, 여기에 뙇, 있는 것이다. 잠시 서서 읽는데 첫 몇장을 읽으면서 느낌이 왔다. 이건 빌려야해!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어머 뭐야뭐야, 하면서 보게 되는 막장드라마처럼 끊을 수 없었다. 글이 이렇게 야성적일 수 있다니, 살짝 두껍지만 후루룩 후루룩 읽을 수 있으니 증맬루 추천. 다 읽고 책을 덮으면, 본능에 따라 격정적으로 살다간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마치 같이 살아낸 것처럼 가슴이 벅차오르고 그제야 숨을 후 내쉬게 된다.

 

그리고 어제는 운동 때문에 머얼리 나온 김에 광저우 도서관에 가보았다. 중산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다 읽으면 보증금 돌려받고 여기로 옮기려고 했는데, 마침 가까이 있길래 탐색. 한국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티엔허구에 있는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아시아에서 제일 크댔나? 세계에서 두번째로 크댔나? 아무튼 규모 면에서 어디 손가락 안에 든다는 걸 주워들었다. 역시 가보니 9층까지 있고, 책 소독기도 있고요, 무슨 센터 무슨 센터 막 있고, 시설도 깨끗하게 관리 잘 되어 있다. 난 뭐... 됐고, 그래서 한국책 얼마나 있냐고용.

현대적이고 고오급진 외관. 책을 쌓은 모습을 형상화했다.

 

한국어책은 노스(북쪽)빌딩의 8층에 있다. 엘베기다리는 게 싫어서 웬만하면 계단으로 가는데 8층은 너무 높잖아.

 

중산도서관보다는 한국책이 많다. 그런데 어린이 책도 섞여 있고 내가 절대 건들지 않을 것 같은 전공서적 같은 것도 있고, 오오오래된 책들도 꽤 있다. 규모와 명성에 비해 한국어 책은 그닥 많지 않아서 쵸큼 실망. 여기는 한국인 이용자 수도 많고, 한번에 40권정도 빌릴 수 있고, 대여기간도 엄청 길다고 들었다. 그래서 아마.. 지금 없는 것일 수도. 그래도 온 김에 한두 권 빌릴까, 했는데, 여권 실물이 있어야 한댄다. (중산은 여권 사진으로도 해줬는뎅 ㅠ 까다로우시네잉) 그래도 여긴 보증금은 없나보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되면 그땐 여권을 챙기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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